이전 글 (신약 개발 Process - 물질 발굴부터 승인까지, https://2020biostudy.tistory.com/1) 에서 알아봤듯이 신약개발의 과정은 길고도 지난한 과정이다. 또한, 그 모든 과정을 제대로 밟는다 손 치더라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아 그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 즉
1) 각 단계별 요구되는 핵심역량, 전문성이 다르다는 점,
2) 리스크 비용이 커서 한 Entity가 온전히 그 리스크 비용을 떠안기는 어렵다는 점
3) 각 프로세스가 뚜렷한 마일스톤을 가지고 분절화되어있다는 점은
이 산업이 지금과 같이 세분화, 분업화 된 모습으로 형성 되는 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번에는 제약/바이오업체의 다양한 Business model을 이해해봄으로써 신약개발의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해보도록 하겠다.
아래는 각 Business model 별 신약개발의 어떤 프로세스에 참가하는 지를 나타내는 테이블이다. 각각의 모델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었다.
1. FIPCO: Fu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
FIPCO는 연구, 개발, 생산, 판매 전분야에 걸쳐 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전통적인 제약사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잠깐, 그렇다면 국내 제약사들은 FIPCO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기존 의약품의 Generic, 혹은 이에 대한 개량 신약으로 매출을 올렸으며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많은 힘을 쏟지 않았다. (2010년 LG 생명과학이 만들어낸 팩티브가 대한민국 최초 미국 FDA에게 승인을 받은 신약이란 것을 생각해보면, 국내 신약 개발 산업은 아직 성장기이다.)
최근 들어, 한미약품을 필두로 많은 제약사들이 R&D에 힘쏟고 있지만 이 역시, 그 Business model 역시 글로벌 Big pharma들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유는 Commercialization까지 그 파이프라인을 Develop하는 것이 아니라, Big pharma에게 기술 수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제약사의 작은 Size로 인해 (1조 클럽이라고 불리는, 1조 매출 이상의 제약사는 한국에 5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Novartis는 글로벌리 50조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그 Risk를 감수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전세계에 FIPCO란 개념이 아직 존재하기는 할까? 이전처럼 One size fits all approach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개발이 힘들어지고, 이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R&D 비용에 대한 Risk, 그리고 각종 Lab에서 출현하는 새로운 Modality의 Technology 등, 여러 요인들이 이에 대한 Downward pressure로 존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 답은 여전히 Yes라고 할 수 있다. 아래는 파이프라인의 숫자 별 글로벌 Big Pharma들을 나래비 세운 테이블이다. 2019년 기준, 대부분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의 약 50% 정도가 In-house development에 의한 의약품이다.
하지만, 이는 약간은 Outdated 된 지표인데, 아무래도 현재의 R&D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판매 중인 Pipeline에 대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유효한 Insight를 제공한다고 보여진다.
2. NRDO: No research Development only
NRDO는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License-in 해서 개발에 집중하는 Business model이다. 긴 기간이 걸리는 Research에 치중하기보다는, 매력적인 Pipeline을 잘 골라내서 들여오고 그에 대한 신속한 Development (와 그에 이어지는 Big pharma와의 Business development)를 통해 라이센스 아웃하여 안정적 Revenue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3. RIPCO: Research Intensive Pharmaceutical Company
RIPCO는 FIPCO 대비 작은 사이즈에 Early phase에 치중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 임상까지 진행시킨 후 다국적 제약사에 라이센싱 아웃하여 얻어진 로열티 수익으로 R&D에 재투자하는 구조이다.
이 부분이 약간 애매모호한테, 위의 표에 예시로 적혀있는 레고켐바이오와 같이 Development까지 가지도 않고, 오직 Research에만 집중해서 라이선스 아웃으로 매출을 만들어내는 업체만을 RIPCO로 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바이오벤처 대부분이 Academia에서 어떠한 과학적 발견에 의해 출발을 하고, (예. 교수님들의 기술 창업) Research intensive하나, 약간의 Development 후 라이선스 아웃 하는 구조로, 모두 RIPCO라고 볼 수도 있다.
세 Business model은 각자 조금씩 다르나, 결국 지향하는 곳은 결국 FIPCO라고 생각한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Commercialization을 직접 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내 생각에는 다양한데, 무엇보다도 본인만의 Product line을 갖추고 판매하는 것이, 회사가 더 Scale up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른 Business model, 즉 NRDO나 RIPCO는 아무래도 Commercialization을 리드하는 회사에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기에 일종에 과도기적 BM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대한민국의 신약 개발 생태계가 성숙하지 않아서, 다들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몇년 후면 우리도 버젓이 글로벌리 높은 매출을 내는 다양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래부터는, 신약 혹은 기술에 대한 Ownership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각 Process에서 필요한 서비스 및 전문성을 제공하는 Business model이다. RIsk는 위의 Sponsor의 입장보다 낮으며, 신약 개발 산업 생태계가 성장해 나감에 따라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 임상 CRO: Contracted research organization
임상 CRO란 임상시험과 관련하여 Sponsor의 역할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행하기 위해 의뢰자로부터 계약에 의해 위임 받은 개인이나 기관을 지칭한다. 그 주요 업무는 임상 시험의 모든 분야를 커버하는데, 임상시험 디자인부터 임상시험에 참가해야 할 기관 (Site, 즉 병원), 진행관리(PM), 통계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어느 수준까지 Out-source할 지는 Sponsor에게 달려있다.
2. 비임상 CRO
비임상 CRO 역시 Sponsor의 역할을 대행하나 그 분야가 위의 임상 CRO와 다르다. 보통 앞 단의 Discovery 관련된 내용을 담당한다. 안정성(독성/부작용) 평가, PK/PD 등의 실험 쪽이 대부분이다.
3. CMO: Contracted manufacturing organization
CMO는 의약품에 대한 위탁 생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료의약품부터 완제의약품, 그리고 그에 대한 Packaging 까지 다양한 서비스 분야가 존재한다. 최근 들어 더 나아가, CDMO (Contracted development/manufacturing organization) 역할까지로 분야를 넓히고 있는데 이는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후보물질 (혹은 세포주) 개발, 생산공정 개발까지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위와 같이 신약 개발 산업에는 다양한 Business model과 Player들이 존재한다. 본인이 취업을 하든, 투자를 하든 각 회사에 대한 Business model을 이해하고, 어떠한 Upside와 Risk를 가지는 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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