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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_치료물질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Big pharma를 비롯한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R&D 생산성은 근래 들어 계속 악화되어 왔다. 즉, 다시 말해 투자하는 비용 대비 쓸만한 물질/의약품을 개발해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그 외 다른 외부 변수 (e.g., 정부차원에서의 보험 재정 관리를 위한 약가 인하에 대한 압력, Generic/Biosimilar와 같은 복제약의 성장) 보다 더 크게, 글로벌 Big pharma들의 수익성과 사업의 영속성에 대한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딜로이트가 Publish한 "Measuring the return from pharmaceutical innovation 2019"에 Big pharma들의 R&D Return. 12개 Big Pharma들의 Late stage에 있는 Pipeline들의 IRR을 평균한 수치이다. 2010년 대비해서도, 약 1/5가량으로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레, 생산성에 대한 개선, 혹은 개선과 다른 차원의 혁신을 요구하게 되었고, 전통적 신약 개발 Approach에 대해서 돌이켜 보게 되었다. 

 

전통적 신약 개발 Approach란 그럼 무엇인가? 이는, 인체 내 타겟 단백질을 정의하고, 이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물질 (Compound, 신약후보물질)실험적” (in vitro, in vivo) 으로 찾아내는 사이클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Concept 아래에서 등장한 Screening 기술 중 하나가 지금은 일반적 방법으로 자리잡은 Highthrouput Screening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혁신이 아니라 이전에 존재하던 프로세스에 대한 "자동화"에 가깝다. 

 

 

저 위에 기계가 달려 있어서, 자동으로 각 샘플에 서로 다른 화합물을 주입하며 빠른 속도로 새로운 화합물에 대한 생물활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한 Challenge에 대한 극복을 위해서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Approach가 바로, Data Driven Drug Development Approach이다. 

 

Data driven approach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Data가 Available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NGS와 같은 Gene을 다루는 기술이 상용화된 이후 관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많은 양의 유전체 정보를 빠른 시간 내에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해독 기술이 발전한 것도 중요한 Driver 중 하나이다. Genome에 대한 해독과 분석이 용이해지면서, 그의 발현체인 단백질, 대사체 등에 대한 분석도 많이 증가했다. 이 다양한 Omics 데이터를 다중오믹스라 부르며 현재 Bioinformatics의 바탕이 되는  핵심이다.

 

여기서 잠깐, 제목에는 "인공지능"이라는 거창한 말을 썼지만, 그에 대해 다시 정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Hype이 시작된지는 한참 됐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수준에 다다르기에는 아직 한참 남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더 좁은 범위인 머신러닝, 딥러닝에 포커스되어서 연구 및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만인이 기대하는 버튼 하나에 신약 뚝딱! 과 같은 인공지능은 먼훗날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시점에도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Data Driven Approach는 무엇이냐, 이는 실험적이 아닌 In-Silico, 즉 컴퓨터 상에서의 모델링 및 가설 테스트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실리콘을 따서 이와 같은 Approach를  In-Silico 테스트라고 부른다.) 즉, 시간과 공들여 직접 실험을 해보지도 않아도 더 빠르게 테스트해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Technology들을 신약개발 과정에서 어떠한 부분들에 잘 적용할 수 있을까? 

 

아래 (여전히 AI란 단어를 쓰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도표를 보면 어떠한 곳에 쓰이는지 알 수 있다. 대략 아래와 같은 용도에 적극 활용된다. 

o   Generate novel drug candidates - 새로운 타겟 찾기 

o   Validate and optimize drug candidates

o   Establish biomarkers - 바이오마커 찾기

o   Repurpose existing drugs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이 존재한다. 큰 제약회사가 아니라, 작은 벤처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에 있으며, 이에 대한 서비스를 솔루션으로 큰 제약 업체들이 제공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1. 스탠다임

스탠다임은 SK에서 100억을 투자하면서 알게된 기업인데, 실제로 인공지능으로 발굴해낸 물질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아마 솔루션 서비스보다는, 본인들이 발굴해낸 물질들을 직접 라이센스 아웃하려는 목적이지 않나 싶다. 

 

http://www.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8925

 

SK, AI 신약개발 '스탠다임'에 100억 투자

SK가 18일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스탠다임’에 100억원을 투자했다.2015년 설립된 스탠다임은 AI를 기반으로 신약개발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

www.biospectator.com

  • 약물 조합 시너지 예측 기술
  • 기존 약물의 새로운 용도 발굴 (drug repositioning): 1,240여개의 기존 화합물이 유발하는 세포에서의 유전자 발현데이터에 기반하여 19개 질병군의 치료 패턴을 학습하여 기존 약물의 새로운 용도를 예측

 

2. 신테카바이오

신테카 바이오는 얼마 전에 IPO를 해서 시장해서 핫했던 기업으로,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래 In Sillico trial 부분에 적힌 바와 같이, 컴퓨터 모델링으로 될성 부를 떡잎을 잘 찾아낸다는 접근법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관계자가 진행한 아래 인터뷰내용과 같이 Development에 좀 더 집중한다는 점이다. Phenotype responder/Non-responder 등의 확인을 통해 성공적 임상 시험 디자인에 도움을 준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의사 출신이자 다국적 제약기업인 MSD에서 신약개발 임상연구 이사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김 사장은 자사의 AI신약개발의 비지니스 전략도 내놨다. 다수의 AI신약개발 기업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신약개발 초기단계(디스커버리)보다 임상시험의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디벨롭먼트)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전자정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개인유전체지도(PMAP)를 이용해 임상시험에 최적화된 유전자 패턴을 지닌 환자군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맞춤형 치료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법한 파이프라인들을 스크리닝 해냈다는 기사를 낸 적이 있다. 

 

http://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180681

 

신테카바이오 주가 초반 급등, 코로나19 치료효능 후보물질 발견

신테카바이오 주가가 장 초반 급등하고 있다.신테카바이오가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검증을 통해 효능이 높은 약물을 도출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

www.businesspost.co.kr


신테카바이오는 3월 기존에 허가된 약물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후보물질 30종을 선별했다.


문제는 이렇게 발굴된 후보물질에 대한 Develop을 누가 하느냐에 대한 문제일 것 같다. 신테카 바이오가 직접 Develop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기사 상의 내용으로 추측해 볼 때 미리 그 물질과 용도에 대해서 출원을 하고, 관심이 있는 기업의 접근을 기다리는 형태인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 기업이 있을까? 아직 PoC도 되지 않은 접근법으로 발굴된 후보물질에 대해서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 

 

 

 

3. 테라젠 이텍스

테라젠 이텍스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오랫동안 제공해온 큰 기업이다. 역시 오믹스 기반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오믹스 데이터 분석 솔루션
  • 멀티 오믹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 신약개발/바이오마커 발굴 및 평가를 위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 환자의 종양을 시퀀싱해서, 지놈 데이터 바탕으로 치료에 반응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

 

 

예시로 든 기업이 3개일 뿐이지, 실은 무수히 많다 (한 기사에서 본 바로는 약 170개의 인공지능 신약 개발 회사가 한국에 존재한다). 누구나 신약개발의 프로세스에 대해 좌절감을 많이 느끼고,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이 실제로 효용이 있을지에 대한 판단을 벌써 하기에는 어렵다.  아직은 PoC 단계이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로, 신약개발 기반 스크리닝된 물질이 아직 약으로 시판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game changer일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어쩌면 비과학적인데 결국 우리가 신체를 컴퓨터 모델 상으로 충분히 구현할만큼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in-sillico”  모델링은 부분적으로 존재해 왔으나 (e.g., PK/PD modeling) 가장 큰 문제는, 이와 같은 Model이 실제 임상시험에서 정확히 재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물 실험에서 명약이었다가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없었던 약은 비일비재하다. )

 

또, 이러한 Approach에 대한 다른 Challenge는 앞서 신테카 바이오에서도 잠시 언급한 내용인데, 그 물질에 대한 Develop의 주체일 것이다. 아직 이 접근법으로 발굴된 물질들에 대한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작 단계부터의 구체적 협업 관계가 이뤄지지 않고 (스탠다임의 경우 SK 바이오팜과 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 독립적인 기업으로서 물질을 발굴하고 그에 대한 License out/판매를 목표로 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이지 않나 싶다. 아무래도 도입기에는 물질을 실제로 Develop할 수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리드 하에 부분적으로 활용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이와 같이 많은 허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IT/BT의 융합 Approach는 신약개발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Open innovation의 일환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접근법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즉 Clinically unmet needs가 존재하는 질병에 대한 신약후보물질을 더 빠르고 경제적으로 발굴해내고자 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며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목표이기 때문이다.